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 개봉 이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주제의 절박함은 없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 덕분에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 중 가장 폭넓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한 작품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어린이 영화가 아니라, 자연과 가족, 따뜻한 감성을 담아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날, 이웃집 토토로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의외겠지만 일본에서는 극장 개봉 당시에 크게 흥행하지 못 했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아는 사람만 아는 작품이었고, 오히려 해외에서 더 유명했다고 하네요.
1. 자연과 함께하는 따뜻한 이야기
이웃집 토토로는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 온 사츠키와 메이 자매가 신비로운 숲 속에 살고있는 생명체 토토로를 만나며 겪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배경은 푸른 들판과 울창한 숲, 맑은 개울이 펼쳐진 시골 마을입니다. 이런 배경은 현대 사회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합니다. 참고로 배경이 1955년으로 나와있지만 지브리의 설정으로는 TV가 보급되기 전인 1950년대 초반이고, 작중 후반에 나오는 병실의 달력으로 유추해보았을 때(8월 1일이 금요일), 1952년입니다. 특히, 토토로가 사는 거대한 나무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사츠키와 메이가 토토로와 함께 씨앗을 심고, 그 씨앗이 자라나기를 기다리는 장면은 자연의 소중함과 기다림의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이 장면에서 나오는 율동이 너무 귀엽지요. 토토로라는 이름은 메이가 그림책에서 본 트롤(트롤의 일본식 발음은 トロール(토로-루))이라고 생각해서, 낮잠을 자고 있는 괴생명체에게 트롤(토로루)이라냐고 묻는다는 것을 잘못 발음해서 "너 토토로니?"고 묻고 나서, 혼자서 "역시 트롤(토토루)이네."라며 납득하며 잘못 착각한 이름이라고 해요. 캐릭터가 귀엽다는 것을 상당히 어필했는지 이웃의 토토로 자체는 개봉 당시에는 큰 수익을 올리지 못했지만 이후 판매를 시작한 이 봉제 인형이 엄청나게 많이 팔려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메인 캐릭터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되었습니다. 프로듀서인 스즈키 토시오 말로는 스튜디오 지브리에 가장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효자 상품이라고 합니다.
2. 순수한 동심과 따뜻한 감성
이웃집 토토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순수한 동심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린아이인 메이와 사츠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어릴 적 가졌던 순수한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메이가 숲에서 처음 토토로를 발견하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가는 장면은 누구나 어린 시절의 설렘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또한, 비 오는 날 버스 정류장에서 사츠키가 토토로에게 우산을 건네는 장면은 작은 친절이 주는 따뜻함을 잘 보여줍니다. 토토로는 답례로 나무의 씨앗을 건넨답니다. 이런 장면들은 특별한 대사 없이도 따뜻한 감동을 전하며, 보는 이들에게 마음의 위로를 줍니다. 토토로는 일본 학부모가 자녀들에게 필수코스로 보여주는 국민 애니메이션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따뜻함을 자녀에게 전해주고싶어서가 아닐까요? 여담으로 미국판의 자매 연기는 실제 자매이기도 한 다코타 패닝과 엘 패닝이 했고요, 존재감이 거의 없는 사츠키의 학교짝꿍 여자아이 A를 맡은 일본 성우는 지금의 피카츄, 토니토니 쵸파역으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성우였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20대 초반의 완전 신인 성우였다고해요. 그리고 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에 반딧불이의 묘와 동시 개봉했습니다. 관객들은 두 작품을 연속해서 같이 봤는데 이것은 지브리 스튜디오의 의도적 설정이라는 관점이 있다고해요. 비교해보자면 《반딧불의 묘》에서는 남매, 《토토로》에서는 자매가 등장하죠. 또 두 작품 모두 어머니가 병에 걸려 위독해집니다. 사츠키와 메이의 세계에서는 어머니가 완쾌합니다. 하지만 《반딧불의 묘》에서는 어머니가 안타깝게 죽게 되죠. 아버지도 《토토로》에서는 멀리 대학에 일하러 나갔지만 다시 돌아옵니다. 그런데 《반딧불의 묘》에서는 죽어버리죠. 또 사츠키와 메이는 동네아이들이 '귀신붙은 집'이라고 하는 집에 삽니다. 하지만 사실 귀신 붙은 집은 아니었죠. 《반딧불의 묘》에서는 두 남매가 살게 되는 작은 굴에 찾아온 동네아이들이 귀신이 산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모든 요소가 '판타지'인 《토토로》와 너무나도 '리얼'한 《반딧불의 묘》가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역전시킨 것처럼 만들어져 있는 것입니다.
3. 편안한 색감과 감성적인 OST
이웃집 토토로는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그림체로 유명합니다. 영화 속 배경은 대부분 초록빛이 가득한 자연 풍경이며, 캐릭터들의 디자인 또한 친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줍니다. 이런 요소들은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고 시각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또한, 히사이시 조가 작곡한 OST 역시 영화의 감성을 더욱 극대화합니다. 특히, ‘바람이 지나가는 길’(The Wind Forest)과 같은 곡은 조용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자연의 소리를 떠올리게 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토토로 토토로~'하는 후렴구는 유명하지요. 관객과 함께 부르며 분위기 띄우는데 좋아 지브리 작품 관련 라이브 콘서트 등지에서 라스트 송으로 자주 쓰인다고 하네요. 가사내용은 방금 찾아봤는데, 정말 귀엽습니다.
누군가 살며시 골목길에 나무열매를 심어서 작은 싹이 텄다면 비밀의 암호
숲으로의 패스포트 엄청난 모험이 시작돼요
이웃집의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어린이 시절에만 당신에게 찾아오는 신기한 만남
비내리는 버스정류장 흠뻑젖은 괴물이 있다면 당신의 우산, 펴 드립시다
숲으로의 패스포트 마법의 문이 열립니다
이웃집의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혹시라도 만났다면 근사한 행복이 당신에게 찾아와요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토토로
영화 내에서는 메이가 처음 토토로와 만나는 장면, 아이들이 고양이 버스를 타고 병원에 가서 엄마를 만나는 장면 등에서 피아노 버전이 흘러나오는데, 멜로디가 정말 좋습니다. 애니메이션 속 음악과 색감은 단순한 시청 경험을 넘어, 진정한 힐링의 시간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지칠 때, 이웃집 토토로를 다시 찾는 것 같습니다. 이웃집 토토로는 단순한 어린이 애니메이션이 아닙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따뜻한 이야기, 순수한 동심이 담긴 감성적인 장면들, 그리고 편안한 색감과 음악까지, 이 영화는 진정한 힐링을 선사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휴식이 필요할 때, 이웃집 토토로를 감상하며 따뜻한 감성을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