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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렌조 오일', 희귀병 치료에 미친 영향

by soul curator 2025. 2. 19.

영화 로렌조오일 포스터이미지

 

1992년 개봉한 영화 **'로렌조 오일(Lorenzo's Oil)'**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희귀병인 **부신백질이영양증(ALD, Adrenoleukodystrophy)**을 앓게 된 소년 로렌조 오도네와 그의 부모가 치료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의학적 배경이 없는 부모가 기존 연구를 뛰어넘어 해결책을 모색하고, 결국 ‘로렌조 오일’이라는 치료법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은 과학계와 의료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안타깝게도 로렌조 오일은 어디까지나 병의 진행 상태를 억제시킬 뿐 병을 완치시키지는 못하지만, 의학과 생화학 지식이 없던 사람들이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만으로 이것을 개발한 것만 해도 대단한 일입니다. 이 글에서는 ALD 질환의 특성과 '로렌조 오일'이 미친 실제적인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아, 여담으로 이 영화의 감독 조지 밀러는 실제 정형외과 전문의 출신이라 의학 용어가 상당히 자주 등장한다고 하네요!

희귀병 ALD란? 영화가 조명한 질병의 실체

**부신백질이영양증(ALD, Adrenoleukodystrophy)**은 X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주로 남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희귀병입니다. ALD는 뇌의 백질(myelin sheath, 신경 보호막)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신경계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이 질환은 특정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장쇄 지방산(VLCFA, Very Long Chain Fatty Acid)**이 체내에서 분해되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발생합니다. 지방산이 과도하게 쌓이면 뇌신경이 손상되며, 결국 운동 기능, 언어 능력, 인지 기능이 점차 마비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ALD는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질병으로, 초기에는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을 보이다가 갑자기 청력 상실, 운동 실조, 인지 기능 저하,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영화 **'로렌조 오일'**에서 로렌조 오도네 역시 6세까지 건강하게 자라다가 갑자기 시력과 청력을 잃고, 운동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증상을 겪습니다. 부모인 **오거스트(닉 놀테)와 미카엘라(수잔 서랜든)**는 아들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기존의 연구 자료를 탐색하며 ALD의 원인과 해결책을 직접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가 개봉된 1992년 당시에는 ALD에 대한 치료법이 거의 없었으며, 진행을 늦출 방법조차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영화가 소개한 ‘로렌조 오일’이라는 치료법은 이후 의학계에서 ALD 치료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됩니다.

'로렌조 오일'의 개발 과정과 그 효과

로렌조의 부모는 의학적 배경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지만, (사실 로렌조의 아버지 어거스트는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고해요. 그는 세계은행의 중역으로 일한 능력 있는 사람이었고, 이 때문에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의학과 생화학 지식이 일천함에도 로렌조 오일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고 하네요. 이렇든 저렇든 대단한 일인 것은 사실입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수많은 논문과 연구 자료를 분석하며 ALD의 원인을 찾았고, 결국 질병의 핵심 원인이 장쇄 지방산의 축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올리브 오일과 유채 씨 오일의 특정 지방산 조합이 ALD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은 이를 기반으로 **‘로렌조 오일’**을 개발하게 됩니다. 영화에서 그린 것과 달리, 로렌조의 병인 ALD는 해당 영화의 배경인 1980년대는 물론 2020년대인 현재에도 완치 방법이 없는 불치병이라고 해요. 로렌조 오일은 어디까지나 병의 진행 상태를 억제시킬 뿐 병을 완치시키지는 못하고, 실제로 미국은 물론 대한민국도 이 로렌조 오일을 수입하고는 있으나 대한민국 정부도 이 로렌조 오일을 의약품인 아닌 특수식이제품으로 분류할 뿐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수입 가격은 500ml 한 병에 30~40여만 원, 한 달에 4~5병 정도 소모되므로 2020년 기준으로 월 약 16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 지출되지만 의약품으로 분류하지 않고 특수식이제품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다고 해요.

 

영화가 의학계에 미친 주요 영향:

  • ALD 연구 촉진: 영화 개봉 후 ALD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연구 기금과 지원이 확대
  • 환자 가족들의 연구 참여 증가: 의료 전문가가 아닌 환자 가족들도 질병 연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
  • 희귀병 연구에 대한 지원 확대: 이후 ALD뿐만 아니라 다른 희귀병 연구에도 사회적 관심과 기부가 증가
  • 유전자 치료 및 줄기세포 치료 연구 가속화: 로렌조 오일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완치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더 발전된 치료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

현재 ALD 치료법은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이식, 대체 효소 요법 등으로 발전하였으며, 로렌조 오일은 여전히 보조 치료법으로 사용되면서 ALD 연구의 초석을 마련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로렌조 오일'은 단순한 감동 실화 영화가 아닙니다. 의학적 배경이 없는 부모가 기존 연구를 뛰어넘어 치료법을 개발한 실화이며, 이들의 노력이 희귀병 치료 연구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로렌조 오일은 완벽한 치료제가 아니었지만, ALD 치료 연구의 기반이 되었고, 희귀병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과학적 연구가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라, 절실한 사람들의 노력과 의지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를 볼때 저는 부모가 아니었지만, 부모역의 배우들에게 너무 공감이 갔던 기억이 납니다. 연기를 얼마나 잘하시던지요. 로렌조의 어머니 미카엘라를 연기한 수잔 서랜든은 이 영화의 호연에 힘입어 제6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티드되었고, 이 영화 역시 최우수 각본상에 노미네이티드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