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개봉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업(Up)*은 픽사의 10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사람이 주인공인 픽사의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해요. 그동안 장난감, 물고기, 곤충, 괴물, 로봇, 쥐, 자동차 등을 주인공으로 선정하던 그때까지의 픽사 애니메이션을 생각했을 때 의외로 평범한 주인공이 나온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단순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삶의 의미, 모험의 가치를 담은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노인과 소년이 함께 떠나는 뜻밖의 여행을 통해 세대 간의 연결과 우정, 새로운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특히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이유는, 영화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 새로운 경험을 향한 도전, 인생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업이 가족 영화로서 특별한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업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① 어른들에게는 인생과 사랑의 의미를
영화는 주인공 칼 프레드릭슨의 인생을 짧은 몽타주 장면(일명 "엘리의 어드벤처 북")을 통해 보여줍니다. 칼과 아내 엘리는 어린 시절 만나 함께 모험을 꿈꾸지만, 현실 속에서 크고 작은 일들에 치이며 끝내 엘리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이 장면은 대사 없이도 한 사람의 삶과 사랑, 그리고 상실을 깊이 느끼게 하는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어른들은 칼의 감정을 이해하며,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영화 외적인 부분과 5분의 짧은 영상 자체만으로도 호평이지만, 이 5분간의 장면은 영화 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장면입니다. 해당 장면을 통해 관객들은 칼이 왜 집에 그렇게 집착하고 집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지 이유를 깨닫게 되며 앞부분에서 미리 사연을 공개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대체 왜 그러냐며 답답해하거나 궁금해할 일도 없이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극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강력한 개연성을 부여하여, 배경지식이 없으면 자칫 비호감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었던 칼의 꼰대짓을 전부 이해하게 만드는 놀라운 효과를 발휘합니다.
② 아이들에게는 모험과 성장의 메시지를
한편, 소년 러셀은 어린이의 순수함과 탐험 정신을 대표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단순히 정찰대 배지를 모으기 위해 칼 할아버지를 돕지만, 결국 칼과 함께 진정한 모험을 경험하고 성장합니다. 아이들은 러셀을 통해 낯선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추억에만 머무르지 말고 항상 새로운 기쁨을 찾으며 살라는 카르페 디엠의 정신을 담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랍니다. 전형적인 권선징악을 내세우지 않아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으로, 사실 애들 보여주려고 데리고 갔다가 어른들이 울면서 깨닫고 오는 영화라고 볼수있겠습니다.
📌 가족이 함께 볼 때 좋은 점:
- 어른들은 인생과 사랑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 아이들은 모험과 성장의 가치를 배울 수 있음
2. 감동과 유머가 조화를 이루는 애니메이션
픽사 영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감동적인 이야기와 유머러스한 장면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①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순간들
- 칼이 엘리와의 추억이 담긴 집을 지키기 위해 하늘을 나는 장면
- 엘리의 모험 노트를 다시 펼쳐보며 새로운 시작을 결심하는 장면
- 러셀과 칼이 점점 서로를 가족처럼 받아들이는 과정
이처럼 영화는 감동적인 순간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면서도, 슬픔에만 머무르지 않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추가적으로 삽입곡인 Married Life의 악보가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요, 이 곡은 영화 속에서 계속 변주되어 흐릅니다. 슬픈 장면에서는 느린 피아노 곡으로, 전투 신이나 긴박한 상황에서는 빠르고 경쾌한 곡으로 바뀌고요.
② 웃음을 자아내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 더그(Dug): "저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귀여운 개. 더그는 칸 영화제에서 가상 캐릭터로서 최초로 개종려상을 수상한 개 캐릭터라네요.
- 케빈(Kevin):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거대 새. 찰스 먼츠가 평생을 찾아 헤매던 거대 조류입니다. 초콜릿이라면 사족을 못쓰지요.
- 러셀과 칼의 티격태격하는 관계. 참고로 러셀은 픽사 애니메이션 최초의 아시아계 등장인물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주인공 칼 할아버지의 더빙을 이순재가 맡아서 했는데 지금도 연예인 더빙에 가장 좋은 선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순재의 더빙만큼은 최고였다'라는 평이 많아요.
📌 가족이 함께 볼 때 좋은 점:
- 어른들은 감동적인 메시지에 울컥하고,
- 아이들은 코믹한 장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
3.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영화
업은 단순한 모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강조하는 작품입니다.
① 칼과 러셀의 관계 변화
처음에 칼은 혼자 남겨진 삶에 익숙해져 있었고, 러셀을 귀찮아합니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칼은 러셀을 점점 손자처럼 여기게 되고, 러셀도 칼을 할아버지처럼 따르게 됩니다. 결국 칼은 러셀의 '정찰대 아빠' 역할을 맡으며, 새로운 가족을 얻습니다. 나중에 엔딩 크레딧을 보면, 결국 양로원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러셀과 함께 여행도 다니고, 자가용 비행선을 몰고 다니며, 더그와 먼츠의 개들을 양로원에 데리고 사는 등, 상당히 진취적이고 즐거운 인생을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② 러셀의 가족 이야기
러셀은 처음에는 단순한 개구쟁이 소년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의 진짜 아빠는 바쁘다는 이유로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인물입니다. 아마 이런 사정으로 러셀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그리움을 많이 느꼈을 것이다.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사실은 칼처럼 그동안 외로움을 많이 탔던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배지 모으기에 집착하고 유독 말이 많았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칼과 함께 모험을 하면서 그는 가족보다 더 소중한 관계를 찾게 되고, 결국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만들어 갑니다.
📌 가족이 함께 볼 때 좋은 점:
- 가족 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고,
-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해 줌
가족과 함께 보면 더 감동적인 영화, 업
업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가족 간의 사랑과 세대 간의 관계, 인생과 모험의 의미를 담은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 감동과 유머가 조화를 이루는 스토리
-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메시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업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함께 즐기고 감동할 수 있는 최고의 가족 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고 해요. 위치는 미국 시애틀 1438 노스웨스트 46번 도로에 있는 발라드 블록 쇼핑몰. 재개발의 일환으로 주택단지를 허물고 대형쇼핑몰을 건축 중이었는데, 이디스 메이스필드 할머니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집에서 어머니를 추억하며 죽고 싶다며 거절한 것이었지요. 지금도 이 집은 남아있다고 합니다. 여하튼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업을 꼭 추천합니다!